원숭이도 속여먹는 자본론 1 종북비평집


임승수의 ‘새로 쓴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을 읽었다. 중국어로도 번역되었을 정도니 얼마나 대단한 책일까 궁금했지만, 도통한 선사를 흉내 내는 이런 종류의 파격적인 제목을 좋아하지 않는 답답한 원칙주의자인지라 일부러 무시하고 있었다. 그러나 워낙 입 소문이 요란했고 완전히 새로 썼다는 책 소개에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드디어 거금을 들여 신간으로 구입했다.

열심히 밑줄 치며 5시간 만에 처음부터 끝까지 읽었지만, 중언부언 자본론에 이처럼 어울리는 조삼모사를 본 적이 없다. 저자인 임승수에게 책에 소개된 이메일(reltih@nate.com)로 몇 가지 질문을 던졌다. 결론부터 말하면 임승수로부터 만족스런 답변을 듣지 못하고 얼굴만 붉힌 채 끝냈다. 약간의 수고만으로도 독자들은 ‘원숭이도 인간을 속여먹는 자본론’라는 흥미로운 제목의 의미를 확인할 수 있다. 임승수와 주고받았던 질문과 답변을 2회에 걸쳐 소개한다.


임승수에게 보낸 첫 번째 질문은 위와 같다. 자본론의 핵심은 자본가는 노동자가 상품 생산과정에서 창출한 가치의 전부를 임금으로 지급하지 않고 일부를 잉여가치로 가져간다는 잉여가치 착취론이다. 예를 들어 70원(불변자본)+30원(가변자본)=100원을 생산과정에 투입한 상품이 시장에서 120원에 팔렸을 때 30원만 임금으로 노동자에게 지급하고 20원의 잉여가치는 이윤이란 명목으로 자본가가 착취한다는 이론이다. 그러나 등가교환으로는 착취가 설명되지 않는다.


내가 보낸 첫 번째 질문에 대한 임승수의 답변은 위와 같다. 질문의 형식이나 내용은 전혀 예의에 벗어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어느 부분에서 심사가 꼬였는지 모르겠지만, 결코 가볍지도 않고 내용도 구체적인 독자의 질문을 이렇게 간단히 무시하는 저자가 있었을까?


속이 끓었지만, 꾹 참고 다시 위와 같이 질문해 보았다. 정말 궁금했기 때문이다. 참고로 말하자면 다른 자본론 해설서의 저자에게도 같은 내용의 질문을 보내놓고 있다. 등가교환의 모순점에 대해 정말 알고 싶기 때문이다. 책이 의외로 재미있고 잘 읽힌다는 말은 진심이다.


예측대로 같은 내용의 반복인데 그 와중에서도 자신의 책을 선전하고 있다. 이름을 알리려면 이 정도의 배포는 있어야 한다.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을 읽어보신 분은 알겠지만, 임승수가 공리의 의미로 사용한 중력가속도 개념은 등가교환을 이해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마르크스가 공리라고 주장하는 등가교환은 공리가 아닌 가정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공리란 별도의 가정이나 조건, 증명이 필요 없이 그 자체만으로 진리로 통용되는 명제다. 그래서 다시 질문을 보냈다. 그 질문과 답변 내용은 다음 회에 이어서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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