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민중이 개돼지 아닌 때가 있었더냐 언론사회집

“신분제를 공고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민중은 개•돼지로 취급해 먹고 살게만 해주면 된다”는 교육부 정책기획관의 망언을 놓고 온 나라가 벌집 쑤신 듯 시끄럽다. 파문이 확산되자 고향에 숨어 가슴을 쓸어 내리던 당사자는 국회에 불려나가 취중 실언이었으며 죽을 죄를 지었다고 눈물을 흘렸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표 구걸하던 모습은 팽개치고 법 만들기는 뒷전, 친인척 보좌관 취직에다 상전 노릇에 이골 난 탐욕스런 국회의원들은 상위 1%를 지향하는 나향욱과 동병상련이 아니었을까? 개돼지들을 국회의원으로 뽑아준 국민들이 개돼지 아니기만 바랄 뿐이다.

 

조지 오웰의 풍자 소설 동물농장(Animal Farm)에서 동물들은 비참하고 고통스러운 삶을 벗어나기 위해 돼지 나폴레옹의 지도 아래 반란을 일으켜 농장주인 인간을 몰아내고 인간의 착취도 없고 ‘모든 동물이 평등’한 이상사회를 건설한다. 그러나 지배층 돼지들 간 권력투쟁의 마지막 승자인 나폴레옹만 특권을 누리는 독재는 더욱 강화되어 혁명 전보다 더 심한 착취를 당하게 된다. 지배층 돼지들은 반대 동물을 처형하고 다른 동물들을 노예로 삼고 의식까지도 지배하는 공포사회를 만든다. 인간 행세를 하는 지배층 돼지들은 인간과의 상거래도 서슴지 않는다.

세익스피어의 템페스트(Tempest) 속의 “주종 관계도 계약, 상속, 토지의 구획도 없고, 공용의 필수품은 땀 흘리지 않아도 대자연이 공급해 주는” 이상향은 "사냥꾼 어부 목동이나 비평가가 되지 않고도, 오늘은 이것을 하고, 내일은 저것을 하며, 아침에는 사냥, 오후에는 낚시를 하고, 저녁에는 가축을 돌보며 식사 후에는 비평을 할 수 있"는 공산주의 사회다. 그러나 일하지 않고도 자연에서 주는 것만으로 배부르게 먹고 살 수 있는 세상은 이미 천국이 아니다. 오늘의 대한민국을 그런 천국으로 착각하고, 복지를 강요하거나 속이거나 윤간하는 인간들이 날뛴다.

<2014년 5월 20일 마산회원구 주민센터 사회복지업무 담당 9급 공무원 B(28•여)씨가 기초생활수급자 C(45)씨가 휘두른 흉기에 왼쪽 뺨 5cm가량이 베이는 사고를 당했다. 경찰조사 결과 C씨는 이날 오후 3시께 주민센터를 찾아와 “쌀을 달라”고 요구했고, B씨가 법적 근거에 따라 “불가하다”고 답하자 같은 날 오후 6시께 다시 찾아와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C씨는 정부양곡지원을 통해 쌀을 지급받는 기초생활수급자로, 월초에 이미 해당분의 쌀을 지급받았지만 모두 소진되자 음주상태에서 주민센터를 찾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2015년 4월 23일 수억 원대의 농업 보조금을 횡령한 농민과 관련 공문서를 허위로 작성한 공무원들이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강원지방경찰청은 정부 농업 보조금을 횡령한 혐의로 56살 김 모 씨 등 농민 38명과 강원도 양구군청 공무원 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김 씨 등은 재작년 축사시설 현대화 사업과 과수원 관정 설치 지원 사업 과정에서 시공업체와 짜고 공사 대금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정부 보조금 15억 원을 빼돌린 혐의다. 이 과정에서 강원도 양구군 농업기술센터 공무원들은 현장실사 없이 허위 공문서를 작성해 보조금 횡령을 도운 것으로 드러났다.>

<2016년 5월 21일 전남 신안군 흑산도에 있는 초등학교 관사에서 여교사를 성폭행한 A(49)씨와 B(39)씨 등 학부모 2명과 마을주민 C(34)씨를 성폭력범죄 특례법상 강간 등 치상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조사에서 C씨를 제외한 학부모들은 여교사 성폭행을 부인했으나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현장에서 수거한 증거물에서 나온 DNA와 이들의 정액이 일치한 것을 밝혀냈다. 이들은 “우발적으로 범행했다”며 사전공모 가능성을 부인했지만 경찰은 이들의 차량 이동 경로가 찍힌 CCTV와 통화 내역, 피해자 진술 등을 토대로 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행동하는 지식인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은 정치적 성향 때문에 1945년 초판이 출간되기까지 영국에서 네 군데, 미국에서 무려 열 군데가 넘는 출판사로부터 퇴짜를 맞았다. 동맹국 지도자 스탈린에 대한 직접적인 풍자가 이유였다. 출판의 어려움을 예상했지만 현실은 상상 이상이었다. 당대의 대문호 T. S. 엘리엇도 출판 의뢰를 반대했는데, 그는 '이것이 현재 정치적 상황을 올바른 시각에서 비판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확신이 없다'는 말로 정중한 거절 편지를 보냈고, 미국의 어떤 출판사는 “동물 이야기는 시장성이 없다”는 희극적 이유를 들어 출간을 거절했다.

T. S. 엘리엇은 1944년 7월 13일 조지 오웰에게 보낸 거절 편지 속에서 이렇게 말한다. “결국 자네의 돼지들은 다른 동물들보다 훨씬 똑똑하고, 따라서 농장 운영에 가장 적합한 동물들 아닌가. 사실 그 돼지들이 없었다면 동물농장은 존재할 수도 없었을 걸세. 그러니 (누군가는 이렇게 주장할 수도 있네) 모자랐던 건 공산주의가 아니라 민중적인 돼지들이라고. And after all, your pigs are far more intelligent than the other animals, and therefore the best qualified to run the farm – in fact, there couldn’t have been an Animal Farm at all without them: so that what was needed (someone might argue), was not more communism but more public-spirited pigs.”

T. S. 엘리엇, 우리가 언제 민중적 개돼지 아닌 적이 있었나요? 그는 자유민주주의의 충직한 개로 34개월 동안 전방을 지켰으며, 60개월을 지하갱도 광부로 보낸 꿈꾸는 땅돼지였고, 5공 독재에 항거하던 민중적 개돼지였어요. 민중들이−사회복지사의 얼굴을 칼로 긋고, 농업보조금을 횡령하고, 여교사를 윤간하는 민중들이−나향욱 같은 1%를 몰아내면 곤잘로나 마르크스의 꿈 같은 세상이 올까요? 누군가는 뽑을 자격이 있는 자만 뽑고 뽑힐 자격 있는 자만 뽑히는 신분제를 공고화하며, 노예 아닌 자유민만 투표하는 그리스 민주주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런 의견을 공개적으로, 입으로 발설하지는 않습니다. 민중적 개돼지들의 우짖는 소리가 너무 시끄럽기 때문이지요.

덧글

  • 백범 2016/07/13 16:41 #

    대중들의 반응을 보면 그저 피해의식 심하고, 감정적이기만 합니다. 순진하지도 못한 것들이 무슨 자격으로 감정적으로 행동하며, 피해의식까지 가지고 있는건지... 감수성이 예민한 사춘기도 아니고!

    더군다나 김근태는 국민 노망론, 노무현은 피해의식 쩔어서 수시로 폭언을 지껄였고, 유시민은 뇌가 썩는다, 정동영은 노인 국개론을 했는데, 그때는 비난 한마디 안하던 자들이 나향욱한테는 아주 엄격한 잣대를 들이댑니다. 진중권은 수시로 폭언을 지껄여대고, 허지웅은 자식사랑을 성기에 빗대는 소리까지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때도 비난 한마디도 안 하던 놈들이 나향욱한테만 유독 열폭합니다.

    똑같은 말과 똑같은 행동을 비난하려면, 일관성들이라도 갖추던가, 누구는 놔두고 누구는 벌떼처럼 달려들고...

    나향욱만 해고하면 모든 문제가 다 해결될 것처럼 믿는 자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내일 아침이면 다시 돈몇푼 벌겠다고 출근해서 누군가의 개 노릇, 누군가의 돼지 노릇을 해야된다는 현실은 변하지 않지요. 그게 사장이 됐든, 직장상사가 됐든, 고객이 됐든... 자영업자라 해도 대리점이나 지점을 운영하는 사람이라면 본청이나 본사의 중간간부한테 개처럼, 돼지처럼 고분고분 말을 잘들어야 될테고요. 결국 변하는건 없는데, 뭐 그리들 열폭하는건지.
  • 백범 2016/07/13 16:41 #

    순수하지도 못한 것들이 열등감과 피해의식들은 참 징하게도 심하네요.
  • Mediocris 2016/07/14 15:31 #

    본글과 관계 없는 댓글은 삭제합니다. 본글과 무관한 글에 관심이 있다면, 해당 글에 자신이 그렇게 판단한 논리적인 댓글을 올리기 바랍니다. 첨언하자면 박원순이 병역비리를 저질렀다고 쓴 적이 없습니다. 다만 그의 아들 박주신에게 병역비리의 의혹이 있다는 글을 쓴 적은 있습니다.
  • 액시움 2016/07/14 04:24 #

    노예와 자유민은 어떻게 구분해서 참정권을 줄까요.
  • Mediocris 2016/07/14 15:50 #

    지금 노예제가 가능하겠어요? 그럴 정도로 '민중'의 행패가 고약하다는 뜻입니다. 노예와 자유민의 구분이 궁금하면 고대 그리스 역사를 공부하세요.
  • 액시움 2016/07/14 18:01 #

    예. 문자 그대로 노예제를 의미하신 건 아니겠죠.

    '뽑을 자격이 있는 자만 뽑고 뽑힐 자격 있는 자만 뽑히는 신분제를 공고화하며, 노예 아닌 자유민만 투표하는 그리스 민주주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뽑을 자격이 있는 자와 뽑힐 자격이 있는 자를 어떻게 구분해서 참정권을 부여할 것인가 하는 질문입니다.
  • Mediocris 2016/07/14 20:53 #

    하도 답답하니 막연하게 생각해 본 것이지요. 그러니 나향욱처럼 공개적으로 발설하지 않습니다. 국민윤리 시험이라도 치게 할까요?
  • 백범 2016/07/22 06:33 #

    세금납부

    세금 납세자에게만 투표권을 주는 겁니다.
  • 그러니까 2016/07/14 08:50 # 삭제

    이 블로그부터 폭파해야 한다는 거군요?

    "누군가는 뽑을 자격이 있는 자만 뽑고 뽑힐 자격 있는 자만 뽑히는 신분제를 공고화하며, 노예 아닌 자유민만 투표하는 그리스 민주주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라는데, 솔직히 블로그질 하는 꼴을 보면 주인장이 무슨 엘리트는 아닌 것 같은데 키케로 블로그에서 난장부리다 쳐발리는 꼴이나 여기서 주장하는 꼴을 보면 노예가 주인 옹호하는 주장을 열심히 펼치시는걸 보면 당신이 바로 노예계급이신 모양이니 님 주장을 따라 님의 참정권부터 박탈해야 하는거 아니겠습니까?

    이런 포스팅도 사실 따지고보면 정치질이니 님의 주장에 맞게 이 포스팅부터 폭파하는게 옳겠습니다 그려.
  • Mediocris 2016/07/14 21:12 #

    Cicero 블로그의 '정말 왜곡일까'라는 글에서 벌어진 논쟁에서 내가 '쳐발렸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Cicero가 마지막으로 단 댓글은 http://flager8.egloos.com/3056486#4367163.03 인데, 남정욱 교수의 '천민민주주의'에 대한 '우중' '귀족'이라는 이분법적 定義로는 더이상 논쟁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댓글을 달지 않았을 뿐입니다. 본글과 무관한 블로그의 댓글을 거론하며 '쳐발리다' '폭파' 운운하는 댁의 비열한 인격이나 돌아보기를 충고합니다.
※ 이 포스트는 더 이상 덧글을 남길 수 없습니다.